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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은 Travel Maker/Cuba

아바나 (Havana)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택시기사에게 무작정 '캐피톨리오'로 가달라고 했습니다. 



▲  보수공사중인 캐피톨리오 나시날 (Capitolio Nacional)



얼마나 달렸을까요, 한 40여분? 

공항에서 출발한 택시가 마침내 캐피톨로오 앞에서 멈추고, 우리는 그 앞에 내렸습니다. 
'캐피톨리오'는 쿠바의 국회의사당으로서, 이곳 아바나 그리고 쿠바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입니다. 


'그래 내가 머릿속에 그려온 쿠바여행은 여기서 부터였지'


여행속에서 여행이 다시 시작된 느낌 입니다. 

하지만 설레는 기분도 잠시,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숙소를 찾기위해 움직일 채비를 합니다. 




▲ 아바나의 또다른 상징, 형형색색 올드카




숙소를 찾는다했지만, 정작 오늘 묵을 숙소는 아직 정해진게 없는 상태.

2015년 5월 당시까지도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했던 쿠바. 

이런 멋진?! 인프라 탓에 숙소는 인터넷 사전예약을 할 수 없고,

'오늘의 숙소'는 현지에서 직접 발품팔아 조달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넷이 안되는 나라를 여행한다고?'


'인터넷이 없다'는 말은 아무에게나 이곳 여행이 허락되지 않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말은 곧 쿠바현지에서는 구글맵도 사용 못하고, 여행정보도 검색할 수 없다는 말이니깐요.


'여행할려면 어디한번 해봐' 

다시한번 쿠바여행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도전처럼 느껴집니다. 





▲ 호아끼나 까사 입구



[아바나 숙소추천 : 호아끼나 아줌마 까사] 



인터넷을 통해 사전예약을 할 수 없다고해도 길에서 잘수는 없지. 

선배여행자들의 꿀팁을 참고해 내 맘대로 오늘의 숙소를 정해봅니다. 

오늘 내가 잘 곳은 한국인 여행자들의 성지 '호아끼나 아줌마 까사'!!


주소도 없이, 아는 것이라고는 '호아끼나' 라는 주인아줌마 이름하나. 

나라면 이 아줌마를 금방 찾을 수 있을거란 희망을 가지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움직여 봅니다.  



무대책이 대책인 스페샬박군의 자신감은 또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캐피톨리오 광장에서 형형색색 올드카를 지나서 두리번 거리고 있었던 박군과 친구 식군. 

누가봐도 여행자 행색이었던 우리들은 호아끼나 아줌마의 이웃분들에게 발견되어,

길찾기에 나선지 3분만에 숙소에 도착 합니다. 



TIP) 사실 길 찾기 할 필요도 없어요. 

호아끼나아줌마 까사는 캐피톨리오를 정면으로 마주보고서면 보이는 오른편 건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 '모기피하는 법'을 몸소 설명중인 호아끼나 아주머니 



예약없이 무작정 도착했지만, 우리를 오랫동안 기다린 것 마냥 반겨주는 호아끼나 아주머니, (사실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였다.)

마치 명절에 할머니집 도착해서 환대를 받는 기분이랄까요. 

이역만리 떨어진 외국에서 내 가족의 품에 돌아온 느낌입니다. 

괜히 한국인 여행자들의 성지가 아니네요. 



참고로 가격은 1박에 10CUC, 아침까지 포함된 가격으로 정말 저렴합니다. 

쿠바는 어딜가나 이렇게 까사에서 숙박을 해결하는게 일반적인데요, 

집집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 할 수 있습니다. 



▲ 깜짝 놀라는 호아줌마




호아끼나 할머니께서 우리가 묵을 방과 침대를 직접 안내해 주십니다. 

이것 저것 묻는 우리에게 짧은 영어지만 친절하게 설명해주기도 하시구요.
대화중에 대뜸 카메라를 들이대는 박군의 셔터소리에 놀라서 익살스런 표정을 지어주시네요.  




▲ 호아줌마의 추억 속으로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진지 오랜 세월이 지난 듯, 
까사안에는 수많은 선배여행자들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그 오래된 세월만큼 수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계신 호아줌마, 

우리에게 한국인과의 좋은 추억을 들려줍니다. 




▲ 한국어 여행가이드 in 호아끼나 까사 



이 곳 호아끼나 까사가 좋은 점은 호아줌마 만이 아닙니다. 

거실에 있는 한국어로 된 여행가이드 노트가 바로 이 곳을 유명하게 만든 2번째 명물인데요. 

우리도 한번 펼쳐 봅니다. 




▲ 100% 핸드메이드 쿠바여행가이드 




인터넷이 안되는 나라 쿠바에서, 서로의 여행 노하우를 공유하는 이 노트. 

나만의 팁을 적어두면 후배여행자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댓글로 달아둔 정겨운 모습. 

인터넷보다 더 인터넷 답고, 필요한 정보만 적혀있어 더 유용한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100% 핸드메이드, 필기로 적혀있어 더욱 정겹고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선배여행자들의 조언과 팁을 참고하고,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까사를 나서봅니다. 

이제는 스페샬박's 버젼으로 지도를 그려볼 차례네요. 




▲ 현지통화 CUC(세우세)로 환전



먼저 미리 준비해간 유로화를 가지고 현지통화인 CUC로 환전을 합니다. 

쿠바 환전 관련 팁을 공유 하자면,



[HOW TO  바환전] 



TIP 1) 환전할 돈은 유로화로 준비 할 것.

쿠바는 USD의 값어치를 낮게 쳐주는 국가 입니다. 미국과의 수교가 안된 영향탓이리라. 
미국과 수교하고 무역을 개방하기 시작하면 점차 달라지겠지만, 아직까지는 유로화가 더 유리합니다. 


TIP 2) 환전은 공항보다, 시내에서 할 것. 

쿠바는 고정환율을 실시하고 있지만, 수수료는 환전소 마다 차이가 있는 탓으로 공항보다는 시내가 더 유리합니다. 


TIP 3) 외국인통화 쎄우세(CUC)와 내국인전용 통화 모네다(CUP)의 차이를 숙지할 것.

쿠바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2중 화폐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외국인 여행객들 때문에 물가상승이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외국인통화와 내국인통화간의 교환율이 약 24배 (1CUC = 24CUP) 정도라고 하니,

쇼핑하거나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때 어떤 통화로 결제해야 하는 지 미리 알아둬야 겠습니다. 

현지통화가격을 CUC로 착각해서 결재한다면 곧 파산하리라.. 





▲ 아바나 뒷골목 



어느 새 해가지고, 어둑어둑 해진 아바나. 
아직 저녁을 먹지 못해서 배고픈 박군은 저녁식사를 할 식당을 찾아 걷기 시작 합니다. 

혼자 짐작에 '북쪽 말레콘 방파제쪽으로 가면 식당이 많지않을까' 싶어서 무작정 북쪽방향 골목으로 걸었는데요. 

생각보다 거리가 기네요, 점점 지쳐가는 그 때. 




▲ 길안내를 자처하고 나선 행인2 



스쳐지나가는 쿠바여인 두명이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인사성이 참 밝은 쿠바사람들, 여행 첫 날 부터 오지랖 넓은 쿠바인들 덕분에 길을 헤멜 자유조차 없습니다.

어디로 가냐고 먼저 물어보는 이 아낙네들은 우리가 레스토랑을 찾고 있다고 하니 곧바로 앞장섭니다.  


'맛있는 랑고스타 먹으로 고고'



▲ 갑작스런 저녁식사 동석 



저녁을 먹었다던 얘네들, 길 안내를 해준게 감사해서 간단한 음료라도 하지 않겠냐고 물어봤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합석 해버립니다. 쿠바사람들은 낯가림이라는게 전혀 없는 것 같네요. 

여행은 언제나 돌발상황의 연속이지만, 쿠바는 정말 낯선사람들과의 에피소드가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 친절히 메뉴추천 까지 



메뉴판을 읽을 줄 몰라 헤매고 있으니, 메뉴마저도 (본인들 취향?으로) 결정해주는 이 친구들.  


'우리가 계산할건데 너네 너무 막 시키는거 아니니'




▲ 랑고스타 디너 with 모히또 



'쿠바에 가면'  하고 기대했 던 것 중 하나, 

랍스타가 지천에 널려 있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하는 소리를 들은 적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첫 날의 저녁만찬은 당연히 랍스타가 되어야 겠죠.  




▲ 감동스러운 랑고스타 살코기 한입 



이 친구들에게 랍스타를 먹고 싶다고 하니, 곧바로 추천해주슨 랑고스타. 

'-스타' 로 발음도 비슷하고 해서 그거다 싶어서 옳거니 했었는데, 기대했던 비쥬얼의 음식이 나왔습니다.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기대했던 랍스타와 랑고스타는 같은 종은 아니더라구요. 

집게가 있으면 랍(로브)스타, 없으면 랑고스타? 요런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로브스타? 랑고스타! 여하튼 비쥬얼, 맛 모두 기대했던 저녁식사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 친구들 여기서는 사진찍으면 안된다오 



저녁식사를 하면서 뭐하는 친구들인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 친구들은 시가공장에서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쿠바여행객이라면 응당 관심을 가지게 될 시가! 시가에 대해서 물어보다보니, 

오지랖 넓은 이 친구들은 또 굳이 본인들이 좋은 품질의 시가를 살 수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고 나섭니다. 



골목을 들어가고 또 골목을 들어가고나서 도착한 어느 가정집.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갔던 곳은 시가 암거래상인의 집이었습니다. 

쿠바정부가 시가암거래를 얼마나 엄격하게 금지하는지 짐작할 수 있게끔, 

이들은 사진을 찍는 박군을 향해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가정집으로 위장한 시가가게, 그리고 무언가 위험한 포스를 풍기는 시가상인. 

고작 시가 기념품 사러왔다가, 무슨 불법 밀거래 하는 상황이 펼쳐 졌네요. 




▲ 이거 진짜 맞아?? 



[쿠바시가 쇼핑] 


아까의 친구들은 좋은 품질의 시가를 오늘만 특별히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게 해준다고 했었는데, 

막상 상인들이 제시한 가격은 그렇게 싼 가격이 아니었습니다. 120CUC? 


흥정을 통해서 1BOX 80CUC까지 가격을 떨어뜨렸으나, 여전히 망설여 지는 스페샬박군. 

친구가 반반 사자고하는 제안에 그냥 질러버립니다. 



하지만 이글을 보고 계시는 쿠바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 

절대 이렇게 우연찮게 알게된 이들이 소개하는 시가암거래는 하지 마세요. 


정식매장이 아는곳에서 시가구매하는 것은 불법일 뿐더러, 암거래를 통해서 구매한 시가는 가품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쿠바를 여행하다보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기회는 분명히 많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비냘레스의 시가농장에서 사는게 저렴하고 괜찮은 구매방법인 것 같습니다.)

스페샬박군의 눈물어린 충고이니 참고하세요




▲ 아바나 Paseo de Marti 거리 



밤은 더욱 깊어졌고, 내일이면 비냘레스로 떠나야 하는 스페샬박군은 아바나에서의 첫날이 아쉬워 계속 밤거리를 걷습니다. 





▲ 아바나 밤 뒷골목거리  



어두운 밤거리라서 밤에는 거리가 조용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에너지 넘치는 쿠바노들은 밤늦도록 거리마다 북적거렸습니다. 



어두운 밤거리에서 마주치는 커다란 피지컬의 쿠바노. 

사실 이들의 생김새만 보고 경계심을 가질 뻔도 했으나, 

한마디만 나누어 보니 이들의 진심을 알 수 있습니다.




▲ 길거리에서 마주친 순수한 아바나친구들과 KEN




오지랖도 넓고, 낯가림도 없는 사람들,

Hola! 한마디면 누구하고나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의 나라 쿠바. 

쿠바여행 첫날부터 쿠바사람들 덕분에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 가득 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