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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은 Travel Maker/Cuba

비냘레스 숙소&풍경


쿠바의 시인 '레이나 마리아 로드리게스'는 '비냘레스'(Viñales)를 이렇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하바나에서 150㎞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몇 백 년은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다."

레트로와 빈티지스타일의 중심지인 '아바나'(Havana)보다도 '비냘레스'(Viñales)가 훨씬 더 옛날 스타일이라는 말이겠죠.   




▲ 오늘의 까사 안주인 Yineris



비냘레스 역시 아바나와 마찬가지로 사전 숙소예약 없는 상태로 도착했는데요, 

우선 택시 드라이버가 추천해주는 까사를 살펴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우리가 스스로 찾아볼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도착하게 된 Yineris까사! 

Yineris는 이집의 며느리(결혼 안했고, 동거상태지만)로, 현재 이 까사의 실질적인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친구였는데요. 

도착부터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 마당이 있는 아늑한 풍경의 까사



처음엔 쿠바사람들 집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 하고 생각했었지만, Yineris네 집은 조금 달랐습니다.

어떻게 달랐냐구요,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마당과 담벼락이 있는 집이었는데요. 

담벼락안으로는 나무 한그루와 파란잔디가 보기좋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이웃의 다른 집들은 담이 없는데, Yineris집은 이웃집들보다 잘 사는 건가 혼자 짐작해 봅니다.   




▲ 앵무새도 키우고 있어요



그리고 Yineris집이 이웃집들과 가장 달랐던, 스페셜했던 점은 바로 이 앵무새였죠. 

새장 속에 넣지 않고, 풀어 두어도 멀리 날아가지 않는 녀석.

손님이 왔다고 반갑게 노래불러주는 요 앵무새에게 홀딱 반해버려서서,

오늘의 숙소를 여기로 결정해버렸습니다.  






▲ 새장속에 있어도 난 행복해



밤에 잘 때만 새장 속에 넣어두고, 낮에는 새장밖에 풀어두는 앵무새. 

'행복한 새는 새장 문을 열어두어도 날아가지 않는다' 라는 말은 그저 시적인 표현인 줄로만 알았는데, 오늘로서 이 말은 사실임이 확인 되었습니다. >_<




▲ 우리가 묵을 침실바깥



이제 스페샬박군이 묵게된 집구조를 좀더 살펴보도록 하죠.

Yineris집은 2채의 집건물이 마당을 'ㄱ' 모양으로 감싸고 있는 형태인데요, 

희안하게도 본채로 보이는 대문정면의 큰 집을 게스트들을 위한 집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방은 총 2개였는데요, 우리는 그중에서 침대가 3개있는 큰방으로 거취를 정했습니다. 





▲ 총 침대가 3개인 큰 방



볕도 잘들고 공간도 넓어서 쾌적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좋았지요.

다른 까사들과 마찬가지로 숙박비는 인당 10CUC, 가격대비 넘치는 호화로움이 아닐수 없습니다. 




▲ 비냘레스에서는 뭘 할 수 있나요



식사를 하는 Dining room의 한쪽 벽면에는 비냘레스에서 할 수있는 액티비티들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Yay! 별 계획없이 왔는데 Yineris에게 물어보고 뭐 하고 놀건지 정하면 되겠다'


안주인 Yineris는 20대 초반의 새댁이었는데, 기본적인 영어회화가 가능해서 우리와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필요한 도움도 받고 (여행코스 추천 및 가이드 수배, 간단한 회화코치) 머무는 동안 아주 편하게 우리를 대해주었죠. 



▲ 정성가득한 yineris의 아침식사



아바나의 호아줌마네와는 다르게, 여기서는 저희 의사를 물어보고 식사를 준비해 줍니다.

아침, 저녁 모두 부탁만하면 먹을 수 있구요, 다만 각 끼니별 요금은 별도로 청구가 되네요. 




▲ 저녁이면 온 가족이 흔들의자에 모여앉아 하루를 마감한다



오늘까지 아바나와, 비냘레스 총 2개 도시에서 쿠바식 민박 '까사'(Casa)를 경험했는데요, 

제 경험 기준으로, '까사'의 가장 큰 장점은 평범한 쿠바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체험 중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쿠바인들의 여가시간을 보내는 방법'이었습니다. 

처음 쿠바에 왔을때 가장 궁금했던 것이,

쿠바는 스마트폰은 커녕 기본적인 전자제품도 부족한 나라인데 '여가시간을 무엇을 하면서 보낼까' 이었는데요, 

그 답을 곧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여가시간은 바로 '소중한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저녁시간이 스마트폰, 컴퓨터, TV를 소비하는 시간으로 그칠 때, 

이들의 저녁시간은 가족, 친구 그리고 이웃과 둘러앉아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시간'과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중 어떤 것이 더 소중한지 것인지 쿠바사람들은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혼자만 궁금해 했던 이 질문('너네는 여가시간에 뭐하니')을 실제로 쿠바노에게 했다면, 오히려 이렇게 되묻지 않았을까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말고 뭐가 더 필요한데?'



▲ Yineris Casa 연락처


[비냘레스 까사 (카사) 예약] 

- casa name : Villa Los ñañes

- email : yineris.bosmenier@nauta.cu

- mobile : (+53) 53715786



여하튼 머무르기 편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비냘레스 숙소,

'Yineris 까사'(Villa Los ñañes)를 스페샬박'스가  스페샬추천 합니다 :) 





▲ 비냘레스 거리풍경



오늘의 숙소도 정했겠다, 짐을 풀고나서는 비냘레스 거리를 향해 나와봅니다.

비냘레스 중심가?를 걸으면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느낌이 듭니다. 

'여기는 전형적인 한국 농촌의 느낌인데.'




▲ 비냘레스에서도 네일을?!



풍경은 다소 익숙할 지라도 사람들은 정말 다르게 생겼죠. 

길을 걷다가 창너머로 네일손질을 받고 있는 아줌마들이 신기해서 몰래 카메라로 담아봅니다.




▲ 환한 미소로 여행자를 반겨주는 아줌마들 



이런, 몰래 담으려고 했는데 들켜버렸네요 :) 

내가 쿠바노들이 신기하듯 이들도 내가 신기하겠죠, 

이방인을 향해서 환한 미소로 반겨 줍니다.




▲ 해가 지기 시작하는 비냘레스 



저멀리 야자수 나무에는 붉은색 하늘이 걸려 있습니다.

어느덧 해넘어 가는 시간이 되었나 봅니다. 

비냘레스가 더욱 평화로워 보이네요.




▲ 호세마르티 흉상



비냘레스 마을의 중심길 Salvador Cisneros를 걷다보면 이 마을의 중심인 광장이 보입니다.

그 광장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Jose Marti 흉상. 


'어, 아바나 공항의 이름과 같네!'


나중에 알게 된 사실로 호세 마르티(Jose Marti)는 쿠바의 시인이자, 독립운동을 했던 정치인 이라는데요,

쿠바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중 한명이라고 합니다. 



▲ 개 여유로운 비냘레스


중앙광장에 앉아 비냘레스 사람들의 풍경을 찍어봅니다. 




▲ 땅거미 지기 시작하는 비냘레스



평화로운 농촌마을, 

여행 둘쨋날, 모든게 천천히 흐르는 쿠바의 시계에 나도 함께 동화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 집집마다 걸려있는 쿠바국기 



다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집집마다 국기를 이용한 장식을 많이들 해놓았네요.

자신들의 나라 쿠바에 대한 자긍심이 얼마나 큰지, 이들의 생활속에 밀접하게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 계속해서 마주치는 다른 여행팀 



아까부터 걸을 때 마다 마주치는 다른 여행자 일행이 이번엔 큰소리로 아는 척 하네요. 

내 카메라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우켜 주는 이들에게, 나도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줍니다. 





▲ 모히또에서 비냘레스 한잔? 




아바나에서 비냘레스로 이동한다고 녹초가 되었던 하루, 

모히또 한잔하면서 피로를 풀어 봅니다. 비냘레스에서는 푹 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