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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은 Travel Maker/Cuba

비냘레스 가는 길 (by 콜렉티보 taxi)




쿠바의 이튿날 아침, 스페샬박군과 친구 식군은 비냘레스로 향하기 위해서 비아술버스 터미널로 향합니다. 

비아술버스는 캐피톨리오 앞에서도 탈 수 있다고 하나, 

전날 미처 예약을 하지 못한 우리는 버스터미널로 직접 향하기로 했습니다.


참, 비아술버스(Viazul Bus)는 쿠바의 외국인전용 버스인데요, 

비아술버스 리뷰는 트리니다드 이동편에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생각보다 오래걸리는 버스터미널행 



전날 밤 늦게까지 놀고, 까사에 돌아와서도 모기에 밤새 시달려 깊은 잠을 못잔 스페샬박군.
피곤한 몸과 무거운 짐을 이끌고 겨우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기사에게는 급하다고 빨리 터미널로 가 줄 것을 요청했으나, 

우리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택시는 천천히 운행을 합니다. 


그래, 안전이 제일이지 -_-



▲ 버스는 이미 떠났어



어렵사리 도착한 비아술(Viazul) 버스터미널.

하지만 걱정한대로 버스는 이미 떠난 후 였습니다. 

오전 8시 그리고 오후 2시, 하루에 딱 2번만 운행하는 비아술버스. 

다음버스를 탈려면 6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 



버스 놓친 여행자들을 상대로 콜렉티보 택시기사들이 영업을 시작합니다. 

원래 비아술버스를 탔다면 인당 12CUC로 해결되었을 교통비, 

택시기사들이 제시하는 가격은 인당 25CUC 부터. 

두사람 합쳐 50CUC??  이건 아니잖아 -_- 




▲ 택시비 흥정도 식후경



버스탈거라고 아침일찍 밥도 못 먹고 나온 우리, 

택시비 흥정도 마음대로 되지 않자, 요기거리 부터 찾습니다. 

버스터미널 바로 옆의 햄버거가게가 있네요, 


햄버거 메뉴판을 보니 화폐단위가 모네다(MN)인거 같은데요. (1 CUC ≒ 24CUP, MN 현지인 통화) 

주인아저씨께 물어보니 두사람 모두 햄버거와 주스를 시켜도 2CUC면 해결이 되네요. 


'요건 싸다' :) 




▲ 스페샬박군이 타게 될 비냘레스행 콜렉티보



햄버거를 먹고 있자니, 택시비 흥정을 하던 기사들이 다른 여행자들을 모아서 하나 둘 떠나버립니다. 

우리를 향해 영업하던 나머지 기사들도 다 출발해리니, '그냥 돈 조금 더주고 타고 갈 걸 그랬나' 하고 후회하게 되네요. 


오후 2시까지 뭐하고 있지 고민하고 있을때 쯤, 얼마 남지 않은 드라이버중 한명이 최종 가격제안을 해옵니다. 


'두사람 합쳐서 30CUC' !  

'오케이 콜' !!


우리가 타게 된 이 택시는 같은 방향의 여행자가 모여 함께 타고가는 '콜렉티보' 인데요, 

3시간 가량 걸리는 운행시간을 생각하면 30CUC는 나쁘지 않은 가격 같지만, 현지물가를 생각해본다면 결코 싼 가격은 아닙니다. 

근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공항에서 캐피톨리오까지 30CUC 줬었는데 -_- 

쿠바여행의 시작부터 우리는 바가지쓰고 시작한 꼴이네요. 




▲ 비냘레스행 6총사



어김없이 30~40년은 더 되어 보이는 이 파란 올드카가 오늘 비냘레스까지 타고갈 택시입니다.

우리 택시는 한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코틀랜드 이렇게 총 5명의 다국적의 여행자들이 한팀이 되었는데요,

한팀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이동하는 시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스페인어를 쓰는 쿠바노 드라이버는 영어가 짧아서 의사소통이 어려웠으나,

바로 옆에 앉은 이탈리아여자분이 나머지 멤버들에게 영어로 통역을 해주어 매끄러운 일정이 진행 될 수 있었죠. 

신기하게도 이탈리아 여자분은 스페인어를 못 한다고 했는데, 무슨말인지 이해할 수는 있다고 하네요.
두언어가 라틴어에 근간을 두고 있어서 비슷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 유니폼을 입고 있는 아저씨



창밖으로 보이는 쿠바의 풍경이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버스와 다른 택시의 장점이겠죠. 




▲ 시가농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드라이버는 3시간 이나 걸리는 장거리 운행이니, 중간에 휴식겸 자기 형이 운영하는 시가농장에 들렸다가 가자고 제안합니다.

비냘레스는 시가의 고장이라길래 가는건데, 시가농장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있나요.

전원 찬성하여 우리는 택시기사의 형을 만나게 됩니다. 





▲ 시가는 이렇게 불을 붙이는 거랍니다



택시기사의 형은 외국인 여행자들을 여러번 상대해 본 것 처럼, 쿠바시가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 줍니다. 

(Accordign to him)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 답게, 모든 시가생산과 판매는 국가에서 담당하고 있고, 

민간의 판매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제 만난 시가 판매상인이 조심스럽게 밀거래를 했나봅니다)

특히 이 곳 비냘레스지역의 시가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해, 쿠바 대부분의 시가가 여기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택시기사의 형은 우리에게 능숙한 자세로 시가를 커팅하고, 어떻게 피우는지 시범을 보입니다.

역시 쿠바시가는 쿠바노가 피어야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 시가를 음미하는 KEN



애연가인 친구 식군이 능숙하게 시가를 피워봅니다. 

제법 그럴사 한데요.




▲ 잘 못 피면 콜록콜록



하지만 비흡연자들이 피우게 되면 이렇게 사래걸린 것 처럼 기침만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쿠바시가가 될 잎을 건조 시키는 과정



시가의 모든 생산과정이 국가의 감독아래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 시가잎을 건조시키는 오두막을 우리에게 견학시켜주는 시가 형. 


견학을 다 시켜주고 난 후에는 우리에게 본인들이 생산한 시가를 살 사람은 없는지 묻습니다.

'응?? 아까 국가에서 민간의 판매는 엄격하게 금지한다고 안했어?'

직접 생산자에 한해서 총생산량의 10%는 예외로 판매할 수 있다나 머라나, 

쿠바사람들의 말은 당췌 믿을 수가 없네요.


우리 모두 살 의향이 없자, 찻 값 및 견학료 명목으로 TIP 5CUC 씩만 지불 하고 떠납니다. 




▲ 계속해서 비냘레스로 고고



올드카는 처음에 볼 때는 멋지고 특별한 경험 같아서 좋습니다만, 

1시간 이상 장거리 운행에 타게 되면 그닥 좋은거 같지는 않습니다. 

올드카 특유의 매연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승차감이 좋지 않아 멀미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지도상으로 볼때는 그렇게 멀지 않아 보이는 아바나에서 비냘레스. 

첨엔 왜 3시간씩이나 걸리지 하고 의아했지만. 막상 올드카로 올드한 길을 다녀보니 왜 3시간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아니 Minimum 3시간 일겁니다, 쿠바의 시간으로는 더 걸려도 이상할 게 없거든요.




▲ 비냘레스 도착




올드카 안에서 녹초가 되어갈 때 쯤, 우리는 평화로워 보이는 한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꼭 우리네 농촌 마을을 닮은 여기, 여기가 바로 쿠바 국립공원 '비냘레스' (Viñales) 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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