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군은 Travel Maker/Morocco

모로코에서 만난 대한민국, [민간외교의 위대함을 느끼다]


모로코에서 맞이하는 넷째 날, 마라케시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카사블랑카로 넘어왔습니다.
카사블랑카에 있는 마멧의 고모집으로 향하였습니다.
마멧은 도착하기 전부터 고모이야기를 여러번 할 정도로 고모를 아주 좋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고모역시 나이 많은 어른이라서 마냥 불편한 자리 일것만 같아서 긴장되더라구요.


고모집의 귀염둥이 예스민(Yesmine)


하지만 괜한 기우 였습니다. 제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루어 졌었죠.
Mhamed의 고모네 식구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모로코에서 만난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  제 평생 가장 즐겁고 화목한 시간을 Mhamed의 고모네 가족과 함께 보냈었습니다.



고모네의 가족사진

마라케시에서 줄곧 달려 카사블랑카로 도착하자마자 고모집으로 왔습니다.
장거리 운행에 피곤도 하고 얼떨결에 고모집으로 바로 와버린 낯선 곳이 또 다시 저는 어색해서 두리번 두리번 거실을 살펴보고 있었죠.

오래된 가족사진이 눈에 보입니다.


삼성 벽걸이 티비

마멧은 내가 한국사람이라고 해도 한국은 잘 몰랐었습니다.
그래서 모로코와 한국의 먼 거리 만큼이나 서로 교류도 전혀 없을 줄만 알았죠.
하지만 모로코의 가정, 관공서, 레스토랑 거의 모든 곳의 티비는 삼성티비가 걸려있었습니다.

뿐만아니라 거리의 빌딩옥상에 있는 커다란 광고판도 삼성, 엘지, 기아 와 같은 한국 기업들이 차지 하고 있었죠.
이건 모로코 내에서 더이상 한국이라는 나라가 먼나라가 아니라는 소리겠죠. 그리고..

'Mhamed 너가 한국에 대해서 무식 하다는 소리이기도 하고 ;) '

두리번 거리고 있는 나에게 자신의 집 티비가 삼성, 한국 제품이라고 아는체 해주는 고모네 집 식구들이 고마웠습니다.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예스민 (Yesmine)


이 집에서 예스민을 빼면 무슨 낙으로 살까요.
너무나 이쁘게 생기고, 하는짓도 귀여운 천사 예스민입니다.
처음 본 동양인이 낯선지 경계하는 것 같으면서 쳐다보는게 싫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저도 이렇게 귀여운 아기가 있나 싶어서 그저 흐뭇하게 계속 쳐다 보고 있었죠.


애피타이져


점심식사에 앞서서 에피타이져가 나옵니다.
고모집에서도 어김없이 가사도우미가 바쁘게 점심식사를 준비 하네요.



모로컨샐러드

이 모로컨샐러드는 모로코 전통음식 중에 하나로 모로코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죠.
맛있습니다 :)


메인메뉴 베지터블 다진

오늘 점심식사는 야채와 함께 조리한 다진(따진, Targine)이라고 합니다.
무슨 야채인지 설명을 영어로 못하더라구요, 아마도 모로코에서만 나는 특산품 같은 거겠죠.
기본적으로 양고기를 주 재료로 하는 따진은 이렇게 야채와 감자와 함께 조리 되는 방법도 있나 봅니다.



점심식사 시간

이제 상이 다 차려졌네요. 모로코 음식은 저렇게 큰 접시에 담아서 나오는데, 음식은 손으로 먹습니다.
그리고 온 가족이 이렇게 둥근 테이블에 둘러 앉아서 같이 식사를 하죠.
집 안에서 가장 높은 어른들은 방안에서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합니다. 아마도 모로코문화에서 가장 상석이겠죠.

저는 황송스럽게도 다니는 집마다 집안 최고 어른의 옆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할 것을 권유 받았는데요.
그들이 저를 얼마나 귀한 손님으로 여기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모로코 식탁예절 중 중요한 것이 있는데요.

내 영역 절대사수

바로 자신의 몫으로 할당된 부분을 넘어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 입니다.
손으로 먹는 문화라기에 자칫 식탁예절이 없을 것이라고 착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둥근 테이블에 둘러 앉아 커다란 둥근 접시에 음식이 담겨 져 나오므로 내가 마주하고 있는 부분 만큼의 각이 있습니다.
내가 마주 하고 있는 이 넓이 만큼의 각이 바로 오늘 식사에서 나에게 할당된 내 영역인 것이죠.

제가 감자가 더 먹고싶어서 옆에 앉아있는 레드원(Redoune)의 영역의 감자를 떼어가자, 곧바로 올바르지 못한 식사예절이라면서 지적이 들어옵니다. 이렇게 혼나면서 배워야 예절 바른 어른이 되겠죠ㅡㅜ


식사가 끝난 후, 쇼키(Chaouki)가 마술을 보여 주겠다고 합니다.

쇼키(Chaouki)는 마멧의 사촌으로 삼십대 중반의 나이였습니다.
한국식이면 한참 나이 많은 형? 어른이라서 대하기가 어려웠을텐데, 쇼키가 먼저 호감을 표시하면서 접근해 주니 참 좋았습니다. 아마도 내가 자신의 사촌의 친구라서, 그 역시 나를 자신의 친구처럼 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게 무슨일

쇼키에게 당했습니다.
마술을 핑계로 빠져 나갈 수 없는 트릭의 함정으로 저를 빠트렸습니다.
손가락위에 올려진 물때문에 꼼짝도 할 수 없는 신세가 되었네요.

쇼키는 잠시 후 탈출 비법을 귀뜸해줍니다.
그리고는 잠시 후 진짜 마술들을 보여주더라구요.
마멧의고모 첫째아들인 쇼키는 이 집안의 장남이면서도 분위기 메이커를 맞고 있을정도로 활발한 성격과 친화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식사 후 5분 만에 그의 매력에 빠져들어 헤어날 수가 없게 되었었죠.

마술이면 마술, 농담이면 농담, 예스민과 다정하게 놀아주는 다정한 아빠의 모습까지..
너무나 인간적이고 밝은 성격의 쇼키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되었습니다.
마멧의 통역이 없어도 이제는 쇼키와 그의 가족들과 웃으면서 보내기 시작하게 된 것이죠.


기계도면 설계 디자인일을 하는 쇼키

쇼키에게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니, 곧 장 자신의 서재로 가서 자신의 도면뭉치를 가지고 옵니다.
사실 저는 이쪽으로 공부한 적이 없어서 잘 알지도 못하는데 말이죠.
쇼키는 이러한 복잡한 도면을 일일히 자신의 손으로 수작업을 한다고 자랑스럽게 설명해 줍니다.


쇼키는 이러한 기계와 기술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이 아주 높은 기술을 보유한 국가임을 아주 잘 안다면서 한국에 대한 그의 의견을 풀어 놓기 시작하더군요. 놀랐습니다.
마멧이 한국에 대해서 무지 하기에, 모로코에서 한국을 아는 사람은 없을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죠.

쇼키는 티비의 다큐멘터리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국의 사회안전시스템에 대해서 본적이 있다고, 아주 훌륭한 기술과 시스템을 갖춘 나라라고 한국을 치우켜 세워줍니다.
괜히 우쭐해 지는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때 고모님도 옆에와서 이야기를 거듭니다. 한국에서 왔다면 세라젬을 아냐고 물어봅니다.

세라젬??

고모님의 집 근처에 세라젬이라고 하는 한국의 기업이 무료마사지 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너무나 좋다고 하시는 겁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의 의료기업체 인것 같았습니다. 십년전쯤?에 한국에 열풍이 몰아쳤던 노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의료기 무료체험을 말하는 듯 했습니다.

마침 이 집의 둘째형이 운영하는 까페에서 바르셀로나 축구 경기를 관람하기로 했으니, 가는길에 고모님들 태워드리기로 하고 다같이 집을 나서봅니다.


있다 !!!!!

정말로 있습니다!!!
이렇게 전통적인 모로코 주택단지에 한국기업 세라젬, 그것도 아주 한국적인 마케팅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마사지 체험실이,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있습니다!!!!!
사실 고모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까지만해도 반신반의 했었죠. 그런 영세한 기업들이 어렇게 먼 곳 모로코까지 사업을 진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죠.




간판에 자리 잡은 대한 민국과 모로코 국기

모로코에서 이튿날 마주쳤던 버려진 태극기가 아니라 깨끗한 태극기를 마주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마사지 체험장 내부

이 곳 마사지 체험센터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노인들을 주 타겟팅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주 관심사인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건물안으로 들어서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관련동영상과 함께 조교의 동작시범을 보여주는 코너가 일층에 있었구요, 이층과 일층에는 마사지 기구를 비치해두고 순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하고 있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여기 이곳 지점이 처음으로 생긴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지점의 메니져가 내가 한국인 인것을 확인하고는, 나와 내 일행인 마멧에게 친절하게 세라젬이라는 회사와 모로코에서 영업상황을 간략하게 브리핑으로 해주었습니다.

현재 모로코에는 세라젬의 지점이 5개가 있는데 이곳 카사블랑카에 2곳, 마라케쉬에 2곳, 그리고 나머지 한 도시에 위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노인들의 입소문 타고 빠른 속도로 그 인기가 번져 나가고 있으며 이 기업이 한국기업이라는 것도 분명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홍보대사 송해 아저씨의 사진을 가지고 있기도..)


세라젬의 모로코 진출로 인해 마멧의 고모님과 같이 나이 많으신 분들 까지도 한국을 알게 된다는 것.
정말 멋지지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이런게 진정한 글로벌 비즈니스 아니겠습니까.
국가간의 정상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하는 그런 탁상외교가 아니라 모로코 사람들의 실생활속으로 파고 들어가 한국을 알리는 민간외교의 힘. 정말 반했습니다.


고모님 둘째아들의 까페

쇼키의 동생인 알리(Ali)는 카사블랑카에 위치한 한 대학근처에서 까페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곳까페는 대학가 근처라서 그런지 젊은 사람들이 주로 찾는 곳이었구요.. 담배피는 사람 술먹는 사람 등 모로코에서 마주치기 힘든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가 있었습니다.
모로코에서도 예외적으로 개방적인 곳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바르샤 축구경기 시청중

역시나 삼성티비 입니다.


다함께 바르샤 경기 시청

이 곳 모로코 사람들은 정말 광적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남자들은 평상복으로도 축구유니폼을 입을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었는데요.
오늘도 어김없이 다같이 모여앉아 메시가 뛰는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관람합니다.


카타르 월드컵유치 홍보 광고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해 열심히 홍보중인 카타르, 전 아랍권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습니다.
광고는 황무지에서 자란 축구를 좋아하는 소년이 월드컵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된다는 그런 내용?
내용도 감동적이고 무엇보다도 화려한 영상에 저절로 시선이 고정되었습니다.

저는 아마 저때부터 이미 카타르가 2022년 월들컵을 개최하게 될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무하메드 5세 광장

모하메드 5세 광장 (Place Mohammed V)

카사블랑카의 중심부에 위치한 이 광장은 주위에 프랑스 식민지 때 지어진 건물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현재는 고등법원과 전화국, 중앙은행 등으로 사용되고 있음. 광장 중앙에는 분수대가 설치되어 있고,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심 속의 휴양지임.



모로코 고등법원?

수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하메드 5세 관광입니다. 야자수 나무가 있기는 하지만 주변 건물들의 양식과 광장 특유의 양식이 유럽식 분위기가 어우러 져있는 모습입니다.


여기가 카사블랑카의 중심

카사블랑카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에 한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날이 저물어가는 모하메드 5세 광장



그동안 고급스럽고 도시적인 것만 구경시켜주는 마멧에게, 이런 것 보다는 모로코 전통의 것을 보여달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것은 한국에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라서 더이상 새롭지 않다고 딱 잘라서 말했었죠.

그러자 카사블랑카에서 만날 수 있는 모로코 전통식 재래시장, 바자마켓으로 저를 데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