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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은 Travel Maker/United Kingdom

영국고등학생들과 함께한 즐거운(?) 하루


오늘도 지하철에서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한무리와 마주쳤습니다. 할 이야기가 뭐가 그리도 많은지 잠시도 쉬지 않고 떠들어 댑니다. 저맘때는 누구나 다 그렇죠. 친구들과의 수다는 우정을 지속하고 발전시키기위한 중요한 사회생활(?)의 한가지 입니다. 하지만  너무 자주 들리는 욕설, 정체불명의 외계어들 때문에 어린친구들의 대화로 자주 인상이 찌뿌려 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영국의 고등학생들은 어떨까요?  세계 어디를 가나 십대청소년들은 다들 비슷한 행동패턴을 보인다고 하니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영국고등학생들의 생활상을 엿볼수 있는 제 친구 Abi에 관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Abi 와 친구들


영국생활도 어느덧 물이 올라가는 5개월째되던 어느날,
Abi는 센트럴런던에서 자신의 친구들과 놀고 있다면서 저만 괜찮다면 와서 같이 놀자고 권유했었습니다.
가능하다면 런더너들과 많은 시간을 갖고자 했던 저로서는 제의를 받자마자 당장 튀어나갔습니다.


Abi에 대해서 잠깐 소개를 드리자면,제 랭귀지스왑 친구중에 한명이었는데요..
저는 런던에서 지내는 동안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런더너들과 랭귀지스왑을 통해서 친분을 쌓는 방식으로 영어회화공부를 했었습니다. 

Abi는 영국의 College 상급생이었습니다. 

college? o,O 대학생인가?


여기서도 미국식영어, 미국식 제도와 차이를 보이는 것이 학교를 부르는 명칭이 다릅니다. 
영국에서는 고등학교를 College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때문에 종종 혼란스러웠었죠. 틀림없이 17, 18살 밖에 안된 어린친구들이 college student라고 하니 얘네는 중고등학교 교육기간이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건지 이해가 안됐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우리식으로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학교가 바로 college였습니다.
하지만 대학교도 college라는 명칭을 채택하는 곳 가끔씩 있어서 지금도 헷갈리기는 합니다 -_-


abi의 친구들


Abi는 상급생이지만 친구들은 모두 1~2살씩 어린 친구들이었습니다.
Abi는 센트럴런던에서 버스로 한시간 정도 걸리는 Crystal palace 라는 곳에 살고 있었는데 모두 같은 동네 친구들이었습니다.

말이 의식을 반영하는 것인지, 의식이 말을 반영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이 친구들의 생활방식은 우리네와 확실히 달랐습니다. 영어는 다들 아시다시피 존댓말이 없는데요, 이들 사이의 대화에서도 그 어떤 존대해주는 말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친구들을 보고 있자니 나이에 상관없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기에 앞서서 한국인들의 친구사귀는 방법이 세삼 우습고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세상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이가 같은 사람끼리만 친구가 된다는 것은 웃기잖아요~



abi의 친구들


남자 고등학생들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다들 제나이답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서양인들은 워낙에 성장이 빠르다보니 중학생,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동안을 찾기가 힘드니까요,, 오늘도 사실 충격받지 않을려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왔는데 오늘만난 친구들은 의외로 젊어보이네요.

이 친구들은 저와는 서먹서먹하게 인사를 나눈 후에 다시 자신들의 대화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영국인, 그것도 십대들은 어떤 영어를 구사할지 궁금해서 무작정 이 곳에 오기는 했는데.. 뒷감당은 생각을 못했네요.
한국의 십대들과 이야기를 해도 공감대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이 친구들과 함께 할려면 문화장벽에 언어장벽까지 더해지는 꼴이니깐 예삿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_-

우선은 이 친구들이 무엇을 하고 노는지 빠른 눈치를 사용해서 동태를 살펴보았습니다.

잉? 물장난!!


남학생들 약올리고 도망친 여학생들


트라팔가광장의 분수대로 남학생들에게 물장난을 걸고서는 저만치 멀리 도망가버린 숙녀분들입니다.
천진난만하게 브이질 까지 하고 있네요.

영국의 고등학생들이라고 해서 어떻게 놀지 참 궁금했는데.. 별거 없습니다.
그냥 분수대옆에서 물장난치면서 저렇게 해맑게 웃습니다.



복수의 칼날을 가는 남자 친구들


여기서 이대로 물러나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닙니다..
저까지 합세해서 어떤식으로 갚아줄지 회의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못알아 먹겠습니다 ㅠㅠ
이거 그동안 영국인들과 일대일로 대화할때 쓰는 영어랑 차원이 다르네요.
일대일로 이야기 할때는 표정, 제스쳐의 보조수단과 함께 이야기 하는 사람 한명에게만 집중하면 되었었는데요,
이렇게 여러명과 함께 하는 자리에 오니깐 빠르게 오가는 대화에 도저히 낄 수 가 없습니다.



약점을 잡은 남자편


마침 주변에 널부러져 있는 여자친구들의 가방을 이용해서 복수작전에 돌입합니다.
덩치만 다들 컸지 노는걸 보니 유치원생과 다름 없네요.
해맑게 웃는 덩치큰 소년의 웃음에 저까지도 초등학교때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비록 말은 못 알아들어도ㅠ
이런식의 장난이라면 저도 얼마든지 거들어 줄 수가 있습니다 :)


주의를 주는 경찰 -_-

물장난으로 시작한 서로 골탕먹여 주기 작전이 점점 심해지자 근처 순찰을 돌고 있던 경찰이 다가와서 심각하게 주의를 줍니다. 덩치들이 크니깐 딴애는 장난친다고 티격태격 하는 모습이 심각한 싸움으로 비춰진 것 같았습니다. -_-;;

경찰까지 개입한 상황에서 더 이상 장난은 이어가지 못하고 근처에 있는 차이나타운으로 향합니다.
런던의 차이나타운은 이 친구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신기한 볼거리가 모여있는 놀이터 입니다.
물론 저에게는 식상하기 그지 없지만 말이죠 -_-


차이나타운에서 쇼핑을~


제가 원활한 의사소통이 안된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어디를 움직이고 무엇을 하던간에 저만 쏙 빼놓고 이야기 합니다.
이거 참.. 기분이 ㅠㅠ 비참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회화에 자신감이 한참 오르던 무렵이었는데요.
영국인 고등학생 무리에 끼어보니 정말 한참 멀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찐빵을 먹는 사이시야

새로 장만한 해골무늬 후드짚업

abi와 친구들


센트럴 런던에서 버스로 한시간이나 걸리는 외곽에 위치한 동네에 사는 친구들이다 보니, 이렇게 센트럴런던에 나온 것 만으로도 다들 신나게 놀고 갑니다. 그래도 행정구역상으로는 같은 런던이라서 런더너다운, 가운 소년 의 이미지를 기대했었는데 보기좋게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그래도 해맑고 착해보이는 이들의 미소덕분에 저는 뒤에서 아빠미소만 흐뭇하게 짓고 서있었습니다.
무슨 말하는지 알아듣지 못하니깐요 ㅠㅠ


보기드문 미녀 사이시야


사이시야 부모님은 중동? 동아프리카의 어떤 나라 출신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예쁜걸까요, 대학교가면 얼마나 더 예뻐질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_+


abi와 친구들


런던에 처음 온 사람들 처럼 여기저기 사진도 찍고 합니다.
오히려 제가 여기 출신이고 이친구들 구경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_-;;


abi와 친구들



이 친구들 보다는 나이가 조금 많았지만 개의치 않고 하룻동안 함께 해준 이 친구들의 배려에 참 감사하면서도..
무슨말하는 알아듣지못하고 대화에 참여하지 못했던 제 영어실력때문에 비통했던 하루였습니다.

더 열심히 갈고 닦아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