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친구 마우릿츠 집에서 편안한 하룻밤을 자고, 마우릿츠와 나는 오전10시쯤 또 다른 친구인 게레스(Gareth)의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게레스는 작년에 마우릿츠와 같은 대학교 애니매이션 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무직으로 (허허) 릴랙스한 삶을 즐기고 살고 있는 친구였습니다. 게레스 역시 키가 190cm가 넘었기에, 오늘 하루종일 180cm인 제가 꼬맹이가 되어서 이들 둘을 졸졸졸 따라다녔다.
이건,, 초등학생때 동네 형들 쫓아 다닐때 기분인데 ;;;
아! 게레스는 차를 가지고 있었기에 오늘 하루 우리의 Durham 여행의 드라이버 역할도 같이 했습니다.
노팅험 출신이라는 그는 확실히 주변의 다른 영국 북부지방의 사람들과 약간은 다른 악센트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차라리 런던 보다는 약간 북쪽 지방의 악센트가 더 알아 듣기 쉬운갑다..
나중에 다른 영국인 친구 Rosey에게 들은 사실로는 영국중부 Birmingham 을 중심으로 한 그 일대 지방 사람들은 런던과는 확실히 다른 악센트를 구사한다고 하더군요. 그 다른 악센트가 영국인들끼리도 재미있는지 유투브에서 검색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마우릿츠가 자신이 영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도시라고 강추 했던 Durham. 처음부터 나의 여행은 이 곳을 둘러보기위한 일정이었습니다. (참고 : Durham 공식홈페이지 http://www.thisisdurham.com/ )
Durham은 잉글랜드 북부의 작은 시골마을이다, 동화속에서 튀어 나온 것 같은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이랄까. 마우릿츠의 추천대로 영국을 떠나기 전에 영국적인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들스브러에서 더럼으로 게레스의 차를 타고 여행ㅎ
지겨운 코치가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어제 이미 런던에서 미들스브러 까지온다고 7시간 넘게 버스 탔었는데 오늘은 그래도 승용차타고 여행하네요.
작년 한해 지겹도록 공부했던 녹색성장!! 그래.. 애초에 영국오고 싶어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는데
기후변화 분야의 최고 선진국 영국. 이 진면목을 여기서도 보게 됩니다.
사실 영국자체가 워낙에 자연환경을 중요시 하는 도시다 보니 생활을 둘러싼 모든것이 녹색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한사람당 비교적 1.5파운드의 입장료- 자 안에는 뭐가 있을까
사실 게레는 훤칠한 키와 멋진 미소, 그리고 철철 넘치는 영국적 간지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찍는 것을 싫어하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사진 찍자는 부탁은 차마 못하고 그냥 옆에서 도찰 사진만 ;;
오리엔탈 코너에는 일본과 중국 관련 식물은 있어도 한국은 없었습니다.
여기서도 느끼는 인지도 부족의 서러움 ;(
요즈음은 그래도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들에게 east asian은 중국 일본 그다음이 한국입니다.
나라도 최소한 내 주변의 외국인들에게만큼은 한국이 1순위의 인지도를 갖게끔 힘써야지!
지도표지판에 meadow라고 적혀있던 지역.
meadow,.. 뜻이 뭐였지 목초지였나? 아 목초지 맞구나
목초지로 나오고 나서, 게레스에게 물었다. 이게 목초지 맞지?
그러자 게레스는 이건 목초지이지만 진짜 목초지는 아니랍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은 이곳은 자신이 보기에는 목초지가 아니라고,,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저 예쁜(?) 벽돌 건물을 보고 끔찍 하다고하더군요.
생긴것만 착하게 생겼는 줄 알았는데 사고방식까지 이렇게 자연을 아끼는 착한 심성의 소유자 였다니!
초록색 메모에 BugHotel이라 적혀있고 벌레를 위한 갖가지 장작과 재료들이 준비된 코너.
But 벌레는 없었다. 게레스 왈 'Hotel is vacant'
'빈방있음' -호텔-
식물원을 나서고 근처 숲길을 산책하다 발견한 들판!
그제서야 게레스는 나보고 이 것이 바로 Meadow라며 단어공부를 시켜주었습니다.
그래. 절대 안까먹겠네 ㅎㅎ
Cod&Fish 5.5파운드와 타르타르 소스 15펜스
예전에 혼자 사먹을때 왜 이리 큰 종이에 포장 해주나 약간 의아해 했는데, 이렇게 받침보로 사용해라고 큰 종이로 싸주는 거였습니다.. 마우리츠와 게레스를 보고 배웠죠.
동네가 너무나도 아름답다 보니 어딜 찍어도 예쁜 사진이 나옵니다.
그림그리기에 열중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진찍기 싫어하는 게레스는 사진 기사 노릇만 :(
길 양옆으로 오래된 저 높은 가로수만큼이나 나에겐 높은 길동무들 ;;
이제 성당을 둘러볼 차례!! :)
세상에나, 이렇게 크고 웅장한 성당이 또 있을수가 있을까!!! 밖에서 둘러볼때 대략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정말 규모나 역사가 상상을 초월하는 건물 이었습니다. 이런 건물이 이미 1000년이 넘었다니 OMG !!! 더럼 대성당의 역사는 11세기 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사원 뒤에는 성이 있고 이 성은 Durham의 대주교가 머물던 곳으로 고대 노르만의 요새였다고 합니다.
입장료는 없으나, 내부 사진촬영이 엄격하게 금지 되어있더군요.
하지만 내부의 그 규모, 건축양식, 분위기, 역사는 단연코 내가 여태껏 가보았던 그 어떤 성당보다도 최고였습니다. 세상에 여기보다 더 웅장하고 멋진 성당은 다시 없을 것이라는 확신까지 하였죠. 사진을 찍을수가 없다는게 아쉬울 따름.
그렇지만 5파운드는 좀 과하네요 -_-
잠깐 이거,,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인데...
이거 해리포터에서 자주 보던 풍경이 아닌가!!!
런던물가 1/3 밖에 안되는 저렴한 맥주가격!! 영국이라고 다같이 비싼건 아니었나 봅니다.
하루종일 가이드 해주고 못하는 영어 받아주면서 말상대 해준 마우리츠와 게레스에게 내가 한잔씩 대접했다;)
마우리츠와 게레스는 Sovereign bitter, 나는 Cider
이렇게 Durham 구경을 마치고 다시 게레스의 차를 타고 미들스보로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누적된 피로와 타고난 술을 못 마시는 체질탓에 맥주 한잔에 tipsy 상태 -_-;;; 차에타고부터 헤롱헤롱 거리다가 눈깜짝 할 사이에 middlesbrough도착
집에 가는 길에 middlesbrough 축구 경기장 근처 구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블랙홀처럼 생긴 엄청난 규모의 조형물,, 날개가 있다면 이쪽 구멍에서 건너편 구멍으로 빠져나가볼텐데 ㅎㅎ
너무나도 제대로 구경하고 즐기고 즐거웠던 시간.
남자들 끼리 이렇게 건전하게 놀아도 이렇게 좋을 수 있구나 깨달은 시간.
런던이 아닌 시골의 영국인은 이렇게 친절 할수도 있구나 감동했던 시간.
나 하나 때문에 하루 전체를 가이드 역할을 자처 해준 마우리츠와 게레스의 배려에 몸둘바를 모를정도로 행복했던 시간. 영국영어 하루종일 제대로 노출 되었던 시간 이었습니다.
땡큐 쏘~뭐치 마우리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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