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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은 Travel Maker/United Kingdom

미들스브러, 영국인 친구를 사귀다


전날의 피로를 달랠 여를도 없이 밤을 꼴딱 샌채로 Middlesbrogh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 전날 새벽까지 펍에서 paul과 신나게 논다고 제대로 잠도 못자고도, 이렇게 힘든 여행을 선택한 박군.
런던에서 코치에 몸을 싣고 가는 순간까지도 이게 과연 옳은결정일까 계속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이번 여행의 발단은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죠.


인터넷에서 알게된 친구 Mauritz. 졸업후 일본이나 한국에서 영어교사를 희망하는 대학생이었다.

1년전에 st.james Park에서 우연히 지나가는 한국인과 1시간여 대화를 나눈게 기억에 남는다며 이야기를 건네던 Mauritz. 
나는 한국에 대한것과 한국인에 대한 것을 꽤 많이 알고 있는 그에게 관심이 갔고 30분여의 길지 않은 대화를 나눈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나에게 영국을 떠나기 전에 London 말고도 영국 북쪽의 도시들을 꼭 둘러봐야 한다며 여행을 권유하더군요.
그러면서 내가 괜찮다면(으잉??) 자기집에서 재워주고 가이드도 해주겠다고 하는 것이였습니다.

이게 왠 떡이냐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달콤한 제안이었고 단숨에 가겠다고 승낙했었죠.
그렇게 우리의 여행은 결정되었습니다. 처음만난, 그것도 인터넷 채팅으로 이야기 나눈 사이, 그것도 남자 대 남자 -_-  

여행날이 이틀, 하루 앞으로 다가 올 수록 불안한게
도대체 이 녀석 정체가 뭔데 나한테 이런 호의를 베푸는 거지?
꽤나 빨리도^^; 의심을 하게되었습니다. 나라면?? 이런 호의를 베풀 이유가 없을건데?  

  
코치에 몸을 싣고 Middlesbrough 로 향하는 내내 인신매매범 들인가.., 혹시나 Gay 인가..
온갖 걱정들을 다 하며 ,, 그래도 나는 남잔데 큰 일이야 벌어지겠냐 싶어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습니다.



영국인 Mauritz, 드디어 나에게도 제대로 된 영국인 친구가!!  ㅜ,.ㅜ

버스터미널 앞에서 처음 만난 마우릿츠는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첫인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만화에서나 보던 아프로 스타일(?)의 머리를 하고 있고 키는 192cm 나 되는 장신이었죠.

헉, 나보다 훨씬 큰데? 무슨 일 생기면 도망칠려고 했는데.. ㄷㄷㄷ

그는 영국인 답게 굵직한 목소리와 멋진 accent 를 구사하는 대학생 그리고 친절하기까지, 내가 꿈에 그리던 native 친구로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원래 집은 런던인데 대학교 관계로 이곳 middelesbrogh에 학교친구들과 함께 flat 에서 살고있다고.. 

지금 나를 재워 줄 수 있는것도 여름 방학이라 집에 내려간 친구들 덕분에 빈방이 있어 거기에서 나를 재워주고 먹여줄수 (?) 있다고 했습니다 :)



여기가 2일간 내가 묵을 방, 와 넓다

집에 들어가니 1층을 쓰고 있는 마우릿츠의 친구인 즈나로(Gennaro)와 나탈리(Natalie)가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전부 같은 학교의 같은 과 친구라고, 그리고 둘은 커플이랍니다.

이거 정말 영국 대학생들이다 ㄷㄷㄷ  영국 드라마속에서나 보던 그런 곳에 지금 내가!!!!!!  ㅠ,.ㅠ

초면에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대기 뭣해서 감히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스킨스에서나 보던 정말 영국학생 들의 생활 한복판에 갑자기 떨어지니깐 정말로 감개무량 한 이느낌!! 어떻게 말로 설명할까요


즈나로와 나탈리의 방을 지나면 거실이 나온다.

여기서 일주일에 한번 꼴로 모두 모여서 같이 영화도 보고 한답니다. 그리고 오늘 밤 나도 같이 영화를 볼꺼라네요..
이거 정말 꿈인가 생시인가???



여기가 부엌, 학생들 집답게 좀 지저분 하지만 이정도면 내가 사는 flat과 비교하면 A급 호텔 -_- ㅋㅋ



마우릿츠가 만들어준 특제 소고기 볶음밥 그리고 함께한 마우릿츠의 절친 르네이(Renee) 

마우릿츠는 나를 위해서 직접 장을 봐서 자기가 평소에 즐겨 만들어 먹는 소고기 볶음밥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조리법이 간단해서 나도 앞으로 시도해봐야지 하고 옆에서 잘 배워두었다. (관련글 ;http://psm722.tistory.com/20 )
그리고 함께 저녁을 하기 위해 초대한 마우릿츠의 친구 르네이.

영국에와서 만난 외국인중에 가장 친절하고 환환 미소를 가진 그녀.
말이 빨랐지만 비교적 알아듣기 쉬웠습니다. 알고 보니 역시나 캐나다 출신인 르네이. 현재 대학원 논문제출까지 몇주 밖에 남지 않은 상태라고 하더군요.

저녁 만드는 때부터 저녁 먹는 내내 항상 먼저 말걸어 주고 잘 웃어주고 감동을 먹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황송한 저녁시간!!




저녁식사후 르네이와 함께^^


마우릿츠와도 함께




식사를 다하고 나서는 film 타임


즈나로와 나탈리 르네이와 마우릿츠 그리고 나, 5명이서 쪼르르 TV 앞에 앉아서 영화감상을 하게되었습니다.
영화는 디파티드!! 예전에 무간도의 할리우드 판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을 얼핏 들은 것 같기는 했는데 그 영화였죠.

but 어젯밤 한 숨도 못잤던 탓에 영화보는 중에 그만 자고 말았습니다. ;(
영화를 다보고 나서는 모두다 한마디씩 하면서 제각각 자신들의 평을 내 놓는 시간을 가졌고, 자상한 Mauritz는 나에게도 발언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자막도 없고 영화보는 거의 내내 졸았던 나는 무슨말을 할까.. 망설이다가 -_-

나는 사실 원작 중국판을 봤는데 그것보다 훨씬 못한것 같애

라고 대충둘러 되었죠 ;;
다들 내가 말하는 내내 워낙에 집중들을 해주셔서 정말 존중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 ㅠㅠ 다시 한번 감동

여기서 이렇게 나의 특별했던 여행 첫번째 날이 저뭅니다.